클라우드·데이터센터

NetApp은 AI 데이터 관리 시대에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까? 스토리지 기업의 새로운 기회와 한계

globaltech 2026. 7. 19. 20:36

AI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아마 엔비디아의 GPU, 초고속 반도체(HBM), 혹은 화려한 인공지능 모델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센터 안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아무리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카(GPU)가 있어도,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엉망이거나 연료(데이터)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차는 멈춰 서고 말겠죠. 

최근 생성형 AI가 기업 내부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나르고 AI에게 먹여줄지가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동안 '전통적인 데이터 저장창고 회사'로만 여겨졌던 넷앱(NetApp)이 왜 다시 언급되고 있는지, 이들의 무기와 앞으로 넘어야 할 한계점을 알기 쉽게 짚어보겠습니다.


NetApp의 본질은 스토리지보다 데이터 운영에 가깝다

넷앱을 단순히 컴퓨터 외장하드 같은 장비를 만드는 하드웨어 회사로만 보면 지금의 전략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넷앱의 진짜 무기는 'ONTAP(온탭)'이라는 강력한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시스템입니다.

AI를 학습시키고 활용할 때는 데이터를 단순히 쌓아두는 것보다 "그 데이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누가 접근했는지", "안전한 버전이 맞는지"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즉, 스토리지가 단순한 보관소가 아니라 데이터를 나르는 '교통 관제탑'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넷앱이 밀고 있는 '인텔리전트 데이터 인프라' 전략도 같은 맥락입니다. 

데이터를 회사 내부 서버에 두든, 클라우드에 두든 상관없이 하나로 묶어 안전하게 관리하는 '베테랑 운전기사'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입니다.

 


AI 시대에 스토리지가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

AI 서버는 GPU가 중심이지만 GPU만 빠르다고 전체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용량 파일을 읽고 전처리하고 체크포인트를 저장하고, 추론 서비스에서 벡터 검색과 원본 데이터를 계속 참조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스토리지와 네트워크가 병목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 AI는 공개 데이터만 쓰지 않습니다. 

사내 문서, 설계 파일, 고객 상담 기록, 미디어 파일, 로그, 백업 데이터처럼 기존 인프라에 쌓여 있던 비정형 데이터가 활용 대상이 됩니다. 

이 데이터는 권한, 보안, 보존 정책이 복잡하기 때문에 무작정 클라우드나 AI 플랫폼으로 복사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점에서 NetApp은 AI 데이터를 새로 만드는 회사라기보다 기존 기업 데이터를 AI가 쓸 수 있는 형태로 연결하려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AI 프로젝트가 실험 단계에서 운영 단계로 넘어갈수록 데이터 이동 비용, 복제 위험, 접근 제어, 복구 지점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NVIDIA와의 연결은 NetApp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최근 넷앱은 AI 업계의 절대강자 엔비디아(NVIDIA)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 생태계(DGX)에 넷앱의 초고속 플래시 저장장치(AFF A90)와 'AIPod' 시스템을 딱 맞물려, AI 데이터센터용 '검증된 세트 상품'으로 들어가겠다는 전략입니다.

물론 넷앱이 직접 AI 반도체 칩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라는 최고급 레이싱카가 멈추지 않고 질주할 수 있도록 뒤에서 초고속으로 연료를 채워주고 정비해 주는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복잡한 AI 클러스터 환경에서 데이터가 끊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돌 수 있다는 것을 실제 구축 사례로 증명해 내는 것이 이들의 당면 과제입니다.

 


AI Data Engine은 데이터 관리 경쟁으로 가려는 신호다

넷앱의 또 다른 승부수는 'AI Data Engine(AIDE)'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저장 공간이 넓다"는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우리 창고에 든 수많은 데이터 중 어떤 게 최신이고 안전한지 AI가 쓸 수 있게 딱 정리해 줄게!"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데이터를 다른 곳으로 복사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알아서 큐레이션(정리)해 주니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다만 이 영역은 이미 전쟁터입니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나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같은 데이터 전문 기업들은 물론, 구글이나 AWS 같은 클라우드 거인들도 모두 "우리가 AI 데이터 정리를 제일 잘한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장장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만진다는 것은 넷앱의 큰 장점이지만, 실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나 데이터 과학자들이 넷앱의 프로그램을 얼마나 친숙하게 선택해 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경쟁 구도는 스토리지 회사끼리만 보아서는 부족하다

넷앱의 전통적인 라이벌들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퓨어스토리지(Pure Storage)는 쉽고 직관적인 AI 스토리지를 강조하고 있으며, 델(Dell)과 HPE 역시 자신들만의 거대한 'AI 팩토리' 연합군을 꾸려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IBM은 전통적인 슈퍼컴퓨터 영역에서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죠. 모두가 GPU를 먹여 살릴 밥줄(데이터 계층)을 쥐려고 싸우는 중입니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경쟁자는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Azure), 구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들입니다. 

기업들이 하드웨어 장비를 사지 않고 클라우드에서 바로 AI 서비스를 뚝딱 만들어버리면 넷앱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앱이 승기를 잡으려면 회사 내부 서버와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하이브리드' 경쟁력을 계속 보여주어야 합니다.

 


기회는 크지만 확인할 부분도 분명하다

넷앱에게 분명 큰 기회가 온 것은 맞습니다. 

기업들의 데이터는 이미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AI는 이를 안전하게 찾아 써야 하니까요. 

특히 해킹이나 랜섬웨어로부터 AI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호하고, 문제 발생 시 순식간에 복구하는 기술은 원래 넷앱이 가장 잘하던 주특기입니다. 데이터가 오염되면 AI 전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이 보안 기능은 큰 강점이 됩니다.

다만 현실적인 걸림돌도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비싼 GPU 서버를 사느라 예산을 다 써버린다는 점입니다. 

"저장장치는 대충 옛날 거 쓰지 뭐"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왜 돈을 더 들여 넷앱으로 인프라를 바꿔야 비용이 더 절감되고 AI 속도가 빨라지는지 확실한 숫자로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마무리

넷앱은 AI 무대의 화려한 주인공(GPU 기업)도, 거대한 플랫폼(클라우드 대기업)도 아닙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뒤에서 소리 없이 데이터를 나르고 지키는 스태프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넷앱은 자신들의 오랜 노하우를 살려 'AI 데이터 전문 관리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회사를 바라볼 때는 단순히 'AI 수혜주인가?'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실제 AI 인프라 시장에서 이들의 데이터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기업의 선택을 받는지(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의 성과, 클라우드 성장세 등)를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